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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니 블루박스 카페에서 아침을 샤넬의 베이지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럭셔리 #VIP마케팅 #고객경험 #F&B #호텔 #브랜딩 #마케팅트랜드 #블루박스카페
By 김은진 / 2021.07.26
지난 7월 11일 스위스 럭셔리 위치 브랜드 IWC와 센터커피와의 협업으로 롯데백화점 본점 5층 럭셔리 남성관에 오픈한 IWC 커피 매장은 명품 소비를 주도하는 20, 30 남성 고객들에게 커피도 마시고 시계도 구경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아지트가 되기를 희망한다. 디오르, 샤넬, 루이비통, 티파니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세계 주요 도시에 고급 카페와 레스토랑 사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추세는 코로나 19로 전 세계 F&B업계를 위기로 몰아넣은 작년부터 어떻게 보면 급물살을 타고 있다. 2018년 도쿄에서 샤넬의 ‘베이지 레스토랑’이 오픈한데 이어, 2020년 초 루이비통이 도쿄에는 ‘르 카페V’, 오사카에 ‘스가라보V’를 연이어서 오픈하였다. 여기에 구찌도 도쿄 긴자에 ‘구찌오스테리아’를 오픈했다.
그런데 일찍이 1989년부터 밀라노에 레스토랑을 열면서 앞서간 브랜드는 조지오 아르마니이다. 아르마니 카페와 아르마니 프리베 나이트클럽부터 밀라노와 두바이의 아르마니 호텔 내 고급 레스토랑까지 전 세계에 16개 이상의 다양한 카페와 레스토랑,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카페와 레스토랑은 쇼핑을 마친 후 고객들이 꼭 들르는 장소이고 그곳에서 편안한 분위기를 즐긴다. 아르마니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하는 완벽한 장소다”라고 하였다. 국내에서는 2015년 청담동에 디오르가 개업한 ‘카페 디오르 바이 피에르 에르메’와 밀라노컨셉 편집샵 내 ‘10꼬르소꼬모’ 그리고 에르메스 플래그십 매장 안 ‘카페마당’등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라이프스타일 경험을 제공해 왔다면 앞으로 더 많은 럭셔리 브랜드들이 F&B진출을 계속할 전망이다. 제한적인 항공여행,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상황에서도 명품 구매력이 있는 소비자층은 직접 대면을 통한 사교로 여가를 보내며 세련된 공간과 서비스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F&B업계은 럭셔리 업계와 달리 이윤 폭이 매우 작다. 보통은 개업 후 최소 2년이 지나야 손익분기점에 이른다. 따라서 명품 브랜드들의 카페와 레스토랑 비즈니스들은 자체 손익만으로는 지속 가능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구찌가 상하이에 오픈하여 2년만에 폐업을 한 ‘1921 구찌’가 대표적 사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 유입 효과와 브랜드 홍보 차원에서는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따라서 명품 브랜드들의 F&B진출 의도는 다분히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야 한다고 본다. 의식주를 아우르는 총체적 명품 경험을 제공하여 충성고객 기반을 유지하고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을 확보하는 것이 수익보다 더 중요한 목표가 될 수 있다. 명품 브랜드들의 사업 확장은 카페와 레스토랑 외에 호텔로도 이어진다. 불가리는 현재 밀라노, 런던, 두바이, 상하이, 베이징, 발리에서 불가리 호텔&리조트를 운영하고 있고, 올해는 파리, 22년엔 모스크바와 로마, 23년엔 도쿄, 24년엔 마이애미 등 공격적인 확장 계획도 갖고 있다. 불가리는 1884년 설립된 세계에서 가장 큰 럭셔리 주얼리와 워치 메이커로서 매우 대담한 다각화를 선보인 것은 실제로 불가리의 초 럭셔리 라이프 스타일 DNA의 일부라 할 수 있다. 불가리 호텔은 럭셔리 호텔 업계에서도 가장 완벽한 인테리어와 서비스에 대한 명성을 이미 얻고 있다. 불가리가 럭셔리 브랜드로서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경험은 놀라운 수준이다. 예를 들면, La Pasticceria-Niko Romito는 불가리 호텔 레스토랑의 헤드셰프 니코 로미토가 만든 11가지 케이크 시리즈를 밀라노, 두바이, 베이징, 상하이의 불가리 호텔에 전면 출시했는데 모든 케이크들은 이탈리아 지역의 전통 레시피에서 영감을 받아 동물성 지방과 설탕 사용을 줄였고, 케이크 하나하나의 비주얼은 독창적인 품위와 아름다움이 넘친다.
트렌드 예측 기관인 WGSN에 의하면 명품 브랜드가 매장에 레스토랑, 카페, 바를 만드는 주요 동기는 많은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현 상황 속에서 고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매장을 방문할 이유를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말했고, 런던 도버 스트리트 매장 지하에서 주스 바를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 디자이너는 실제로 매장 내 주스 바 운영이 신규고객 유입을 20~30% 증가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 단순 패션을 넘어서 이제 명품브랜드들이 음식과 음료 그리고 더 나아가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어떤 길을 또 제시해 나갈지 주목해보자. 브랜드가 제공하는 독창성, 전통성, 그리고 실질적 가치를 잘 분석하고 그에 맞는 고객군에 대한 선호도와 행동 상태를 철저하게 분석해 기존에 없던 독보적인 가치를 잘 마케팅 할 수 있다면 매우 성공적인 사업다각화 전략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명품 브랜드들 또한 구매채널이 온라인으로 바뀌고 있고, 오프라인 패션쇼의 KPI를 SNS에 올라온 #해시태그의 숫자로 할 정도로 온라인이 중요하지만, 명품 브랜드에게는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의 의미가 크다. 고객이 브랜드를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20,30대 고객들에게 매장은 쇼핑만 하는 곳 이 아니라 삶을 즐기는 공간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