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 | Mon | Tue | Wed | Thu | Fri | Sat |
---|---|---|---|---|---|---|
패션, 뷰티, 리빙 카테고리는 상품에 앞서 콘텐츠로 팔아야 한다. #이커머스 #디지털커머스 #버티컬플랫폼 #무신사 #브랜디 #지그재그
By 김은진 / 2021.07.19
최근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실패한 롯데쇼핑은 식료품, 럭셔리, 패션, 뷰티 카테고리에 특화한 전문 버티컬 플랫폼을 구축해 고객에게 명확한 방문 이유를 제시하는 차별화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신세계는 W컨셉, 카카오는 지그재그를 인수하면서 대형 유통업체들의 버티컬 시장 진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버티컬 플랫폼이란 특정한 카테고리에서 차별화를 기반으로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플랫폼으로 신선식품 카테고리에서는 ‘마켓컬리’, 패션 카테고리에서는 ‘지그재그’와 ‘무신사’, 그리고 인테리어 리빙 카테고리에서는 ‘오늘의 집’이 대표적이다. [ 대형 유통사들의 버티컬 플랫폼 인수 배경 ] 패션 카테고리는 전체 이커머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지만 (2020년 기준 23조, 전체 패션 시장의 37%) 기존 유통 업체들의 경우 전체 거래액에서 패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미만으로 매우 낮다. 이커머스의 강자인 쿠팡의 경우에도 ‘C 에비뉴’라는 자체적인 패션 플랫폼을 만들어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아직까지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패션은 다른 카테고리와 다르게 기획, 콘텐츠와의 연계, 소셜 미디어 결합 등을 기반으로 한 차별적 고객 경험 제공이 핵심인데 기존 유통 업체들은 단순 카테고리 영역에 넣어 상품을 전시하여 판매하는 방식이 MZ 고객들에게 어필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반면에 버티컬 플랫폼은 기존 종합몰, 오픈마켓, 소셜커머스에서 더 나아가 차별화된 콘텐츠 제공과 사용자 경험, 편의성을 제공하여 빠르게 성장해왔다. 여성복 쇼핑몰을 모은 플랫폼으로 시작한 ‘브랜디’는 올해 거래액은 6000억이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남성 쇼핑앱 ‘하이버’를 추가로 런칭해 올해 거래액 3000억을 전망한다. 이러한 성장을 배경으로 최근 육아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쇼핑앱 ‘마미’를 추가 런칭하기도 하였다.
카카오와의 합병한 크로키닷컴도 MZ 세대 여성 쇼핑을 위한 ‘지그재그’ 외에 최근 4050여성들을 위한 쇼핑앱 ‘포스티’를 추가로 런칭했다. 대형 유통 업체들이 최근 패션 버티컬 플랫폼들을 인수한 것도 빠르게 성장하는 온라인 패션시장의 주도권을 실패 없이 빠르게 잡기 위해서다. 네이버는 5월부터 백화점 윈도와 아울렛 윈도 상품들을 대상으로 무료 반품 및 교환 서비스를 도입하여 현재 약 600여 개의 스토어가 참여를 했다. 패션에 약한 쿠팡도 패션 프리미엄 전문관 C 에비뉴를 중심으로 무료 배송, 반품 서비스 제공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최근 브랜드 수도 977개로 늘렸다. 업계에서는 대형 유통사들의 이러한 서비스 확장이 기존 버티컬 플랫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한다. 이용자들의 접근성이 좋아 프로모션 효과나 매출 측면에서 판매자들의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패션 브랜드 ‘지고트’는 네이버 라이브커머스 ‘쇼핑라이브’를 통해 한 시간 동안 약 2~3억 원대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고, ‘온앤온’의 경우에는 브랜드 데이 마케팅을 통해 하루 8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 버티컬 플랫폼들의 생존을 위한 노력 >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버티컬 전문으로 여겨지던 영역으로 사업을 전개하며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버티컬 플랫폼들은 생존을 위해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패션, 식재료 등 하나의 카테고리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던 플랫폼들이 다양한 상품군으로 판매 영역을 넓히고 있다. 대표적으로 남성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건강식품 판매로 카테고리를 확장하였고, 마켓 컬리는 비식품 상품이 전체 상품의 25%까지 늘렸고, 최근에는 호텔 숙박권 판매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 유기농 식품 전문 몰로 출발한 오아시스 마켓도 삼성전자, 나이키 등이 입점하는 형식의 브랜드몰을 새롭게 오픈하였고 입점 브랜드 수도 100개가 넘는다. 이러다가 버티컬 플랫폼들의 차별화 전략이 무색해지는 것이 아닐지에 대한 우려가 나올 정도로 버티컬 플랫폼들은 이제 특정 카테고리에 머물지 않고 슈퍼 앱이 되고자 한다. 그러나 만일 좁고 깊게 한 스타일을 판다는 의미의 버티컬의 특징을 잃어버릴 경우 소비자들은 대형 플랫폼 또는 혁신적인 새로운 플레이어들로 옮겨갈 수도 있다.
< 버티컬 플랫폼의 성장을 위한 과제 > 뷰티, 패션, 리빙 등 고 관여 상품 카테고리의 경우는 최저가와 빠른 배송이 중요한 생필품과 다르게 물건을 팔기보다는 어쩌면 콘텐츠를 판다는 어프로치가 필요할 것이다. 상품 판매에 있어 소셜미디어와 결합은 필수다. 일반인부터 모델, 인플루언서 등이 업로드 한 스타일이 SNS 상에서 공유되고 추천되는 방식이 유효하다. ‘온더룩’이라는 새로운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이 점에 특화되어 있다. 인플루언서 사진을 보다가 사진에 태그 된 옷을 사면, 구매 건수마다 인플루언서에게 브랜드 수수료의 5~15%까지 리워드로 지급되고, 브랜드로부터는 약 30%의 수수료를 받는다. 고객 경험에 있어서도 차별화가 중요하다. 본질적으로 다른 역량이 필요한 시장이라는 점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고객의 DNA에 맞춰 옷의 핏 감과 사이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AI와 ML기반의 초개인화 상품 추천 서비스, AR 피팅 등 디지털 기술들을 활용한 고객 경험 혁신 등이 가능할 것이다. 롯데에서 새롭게 런칭한 패션 큐레이션 쇼핑 앱 ‘아이투’에서 구현하고 있다. 과거에는 상품을 소싱하고, 머천다이징하고, 공급망을 관리하는 것이 유통 영역에서 중요했다면, 미래 유통, 특히 버티컬 영역에서의 유통은 아마 점점 더 세분화된 시장에서의 경쟁이 진행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는 우리 상품과 서비스의 판매 루트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에 대한 플랫폼 전략 수립에 참조하기를 바란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만들어가는 미래의 커머스에서도 그 안에서 사람들이 존재하고 소통하고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