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Insight

세계관으로 소비자를 사로잡는 브랜드 이야기

아무리 세일해도 팔리지 않는 브랜드 vs. 출시만 하면 완판하는 브랜드 #팬덤마케팅 #세계관 #브랜드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스토리텔링 #지속가능성

By 김은진 / 2021.07.05

맥도날드가 ‘셀레브리티 시그니처 메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전 세계 50개국에서 판매한 BTS한정판 세트 메뉴는 출시와 동시 전 세계 팬들을 매장으로 끌어들이며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소비에 집중해온 F&B 업계에 이례적인 마케팅 성공사례를 만들었다. 매장 내부를 BTS 팬덤 상징인 보라색으로 꾸미고, 매장엔 신곡 ‘버터’를 비롯한 BTS 노래만 재생하는 등 매장을 팬들이 즐길 수 있는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특별한 고객 경험을 선사하고자 했던 것처럼 BTS를 단순히 광고모델로만 활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BTS 팬덤 ‘아미(ARMY)’로부터 진심을 인정받았다. 아미들은 포장지에 담긴 보라색과 한글로 많은 SNS 후기를 생성했고 맥도날드의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 수가 55만 명까지 늘고 BTS 광고 동영상 조회 수는 300만을 훌쩍 넘기기도 하였다. BTS의 팬덤 마케팅을 얘기할 때 언급되는 이야기가 바로 세계관이다. 세계관이 팬덤을 일으키는 중요한 요인이면서 고객과 애착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관에 익숙한 Z세대들이게는 향후 세계관이 있는 브랜드와 없는 브랜드로 분류되고 브랜드의 세계관에 몰입한 팬들이 있어야만 브랜드로서 생존할 수 있다는 이야기들까지 나오고 있다. 그럼 브랜드들은 어떤 세계관으로 고객들과 소통하고 있는지 사례들을 살펴보자. 브랜드 세계관의 최강자는 아마도 카카오프렌즈일 것이다. 귀여운 외모를 가진 이모티콘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캐릭터마다 명확한 특징과 관계를 구축하면서 각자의 세계관을 구축하였다.

식품업계의 세계관 마케팅에선 ‘빙그레 유니버스’를 빼놓을 수 없다. 빙그레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의 ‘빙그레우스’는 '빙그레 왕국'의 후계자라는 콘셉트로 팔로워들과 소통하는 가상의 캐릭터로 빙그레의 핵심 제품들로 의상과 소품으로 스타일링한 빙그레우스는 MZ 세대들에게 이목을 끄는데 충분했다. 농심은 유튜브 채널 ‘라면공작소’를 통해 연재 중인 웹드라마 ‘썸 끊는 시간’ 속 캐릭터가 인스타 계정을 운영하며 스토리텔링에 맞는 제품을 노출시키는 과정을 통해 브랜드 호감도와 소비자 참여를 높이고 있다. 신세계 면세점은 조선시대 명례방 (현재의 명동)에서 상단을 운영하다 우연히 시간 여행을 한 거상 ‘심삿갖’을 SNS홍보 담당자로 영입하여 최근에는 환경부에서 시작한 고고챌린지에 동참하기도 하는 등 고객과의 친밀감을 높이고 쌍방향 소통을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뷰티 브랜드에서도 자연 유래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 아이소이가 ‘나는 소이’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아이소이 세계관을 커뮤니케이션 한다. 누구나 인간 아이소이가 될 수 있다는 캠페인으로 광고 속 배우 천우희와 유태오가 잡티 세럼의 성분 이야기는 물론 다양한 인증 절차, 해외에서 인정받기까지의 성장 스토리를 다각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위의 사례들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세계관 마케팅은 브랜드의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식품, 뷰티 업계가 리드를 하고 있지만 MZ 세대를 주 고객으로 하는 브랜드들의 경우에는 카테고리를 불문하고 더욱 적극적으로 세계관 마케팅에 뛰어들고 있다. 탄탄하게 구성된 세계관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달해 MZ 세대의 브랜드 몰입을 높이고 추후 구매를 유도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MZ 세대 고객에게 제품 특장점 외 브랜드 철학, 윤리성, 방향성 등의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전할 수 있다. 또한, 세계관 속에 일단 들어가게 되면 마치 전체 퍼즐을 맞추는 느낌으로 연속해서 나오는 시리즈에 빠질 수 밖에는 없고 내가 만일 그 이야기를 알지 못하면 마치 아싸가 된 느낌이 들기 때문에 오랫동안 브랜드의 팬으로 유지할 수 있다. 세계관 마케팅은 이미 만들어진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세계관 안에서 놀이까지 즐기는 단계로 성장한 것이다. 오뚜기는 가상의 게임 세계관을 배경으로 ‘게이머즈컵 힐러 고기짬뽕’ 컵라면을 출시한 바 있다. ‘게이머즈컵’은 게이머들로 이뤄진 가상 왕국에서 펼쳐지는 요리 대회로 이 대회에 출전한 첫 번째 캘릭터 ‘힐러’가 낸 요리의 콘셉트로 고기 짬봉 맛을 구현했다. 상품 설명을 마치 게임 스킬처럼 묘사했다. 예를 들면 양배추를 듬뿍 추가하는 ‘대지의 기운’, 고기짬뽕의 화끈한 불맛을 보여주는 ‘불의 점령 소환’ 등 컵라면의 특징을 게이머들의 커뮤니케이션 코드를 녹인 독특한 방식으로 전달한다.

그러나 세계관 마케팅을 내세운다고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브랜드를 통해서 강하게 인식할 수 있는 가치나 특징을 세계관에 표현할 수 있는 고유성이 있어야 하고, 대중이 이해할 수 있고 몰입 가능한 따라서 누구나 참여해서 재생산이나 확산을 할 수 있는 개방성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야기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 듯 지속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대중들이 다음 스토리에 스스로 호기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하고, 이렇게 스토리가 이어져야만 하나의 세계관이 만들어지고, 이러한 세계관에 몰입한 팬들의 충성도를 제고할 수 있다. 앞으로는 더욱더 제품의 차별화 컨셉만으로는 고객을 Pull 하기 어려운 시대가 될 것이라고 한다. 고객들이 고만 고만한 제품 차별화 컨셉을 딱히 궁금해하지 않고, 과거에는 매체를 통해 짧은 시간 내 제품의 차별화 컨셉를 알리면 되었지만 지금은 고객 접점이 다양하고 미디어 소비행태도 달라 제품의 차별화를 알리기 쉽지 않게 되었다. 온라인 환경에서는 광고라고 인식되는 순간 바로 Skip 하기 때문에 잘 만든 광고도 소비자에게 잘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디지털 시대 브랜드는 어떻게 고객을 Pull 할 수 있고 팬덤을 만들 수 있을지 세계관 마케팅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기업의 철학 및 지향 가치가 구체적이며 그 강력한 철학에 기반한 세계관이 있다면 이제 그 어떤 비즈니스 영역으로의 확장도 소비자들의 지지와 공감을 얻을 수 있다. 파타고니아가 ‘지구를 살리는 비즈니스를 한다’는 철학 하에 의류를 만들던 회사가 식품을 만든 사례처럼 말이다.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거나 추가적인 브랜드 런칭을 하는 경우라면 각각의 브랜드의 세계관을 유지하면서 하나의 큰 세계관으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마블을 벤치마크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전사적 관점에서 개별 브랜드의 이미지와 역할을 명확히 하면서 브랜드 간의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요소까지도 발굴이 가능할 것이다.

편집자

김은진 강사
김은진 / 블러썸미 부대표
마케터들의 멘토 마케팅 자문, 비즈니스 컨설턴트, 멘토